모세의 무덤을 아는 자가 없다

장로교를 창시한 위대한 종교개혁자 존 칼빈(John Calvin)은 1564년 5월 27일, 55세의 나이로 천국에 갔습니다. 그의 건강은 좋지 않았지만 그는 임종할 때에도 성경 구절을 암송할 정도로 맑은 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칼빈의 시신은 그 다음 날 스위스 제네바 시의 플레인팔라시스(Plainpalasis) 공동묘지에 안장되었습니다. 그의 장례식에는 그 어떤 예식도, 설교도, 찬송도 없었으며, 제네바 시민들도 장례식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칼빈의 무덤에는 그 어떤 비문이나 기념의 글도 없었는데 그것은 그의 유언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의 무덤 앞에는 지금 존 칼빈의 약자 “J.C.”라는 이니셜이 새겨진 작은 돌이 있는데, 일설에 의하면 어떤 네덜란드 사람이 나중에 칼빈의 무덤을 수소문을 해서 찾아가 이곳이 그의 묘지임을 알 수 있도록 작은 돌에 이니셜을 새긴 것이라고 합니다. 존 칼빈의 이런 유언은 후대에 사람들의 시선이 하나님이 아닌 자신에게 집중되어서 자신에게 영광이 돌려질 것을 우려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신명기 34장에 보면 모세가 모압 땅의 느보산에 올라가서 죽습니다. 그런데 오늘날까지 그의 무덤을 아는 자가 없습니다(신 34:6). 모세는 수행자 한 명도 없이 홀로 외롭게 오직 하나님만이 아시는 곳에서 죽었고 거기에 묻혔습니다.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였던 모세의 최후라고 하기에는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칼빈 같은 신학자들은 유다서 1장 9절에 근거하여 모세를 하나님처럼 따랐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의 시체를 우상처럼 숭배할 위험이 있어서, 하나님께서 미가엘 천사장을 보내 모세의 시신을 인간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 장사했기 때문에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의 무덤을 알지 못하게 하신 것에는 이처럼 영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도 그는 피조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신격화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든 믿지 않든, 하나님이 받으실 영광을 자신이 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공의의 심판이 있습니다. 모세는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했던 지도자였지만 그도 하나의 인간이요 형제였지 절대자는 아니었습니다. 성경은 그 어떤 위대한 믿음의 인물도 신격화 되는 것을 배격합니다.

우린 인생 끝까지 유종의 미를 잘 거두어야 합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신령한 기도를 쉬어서는 안됩니다. 신령한 찬송을 멈추어서는 안됩니다. 성경에 나오는 많은 이스라엘 왕들을 보면 대개 결말이 좋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은 대단한 자였지만 나중엔 자기 자신과 자식들이 다 비참하게 죽고 맙니다. 솔로몬 왕도 초기에는 신앙도 좋고 지혜도 넘쳤지만 갈수록 타락해갔고 그의 사후에 나라는 두 조각으로 나뉘어져 버렸습니다. 헤롯 왕이 승리와 존귀함의 축복과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 드리지 않고 자신이 취했기 때문에 벌레가 먹어서 복통으로 죽게 된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행 12:23). 우린 모세처럼 자신의 영광은 감추고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우리가 받은 물질, 지혜, 권력, 지식, 시간, 건강, 그리고 영생의 복 등 이 모든 것을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지 말고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려야 합니다.

우리 속담에도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신앙 생활에도 적용이 됩니다. 우린 살면 살수록 더 겸손해져야 합니다. 믿음 생활 오래 할수록 죄에 대하여 더 민감해져서 더 회개하며 더 거룩해져야 합니다. 바울은 시간이 지나갈수록 더욱 겸손해졌습니다. 처음엔 자신을 만삭되지 못하여 낳은 자와 같다고 말했으며(고전 15:8), 또 사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요 사도라 칭함을 받기에 감당치 못한 자라고 고백했습니다(고전 15:9). 마지막에는 자신이 죄인 중에 괴수라고 말하였습니다(딤전 1:15). 바울은 끝까지 점점 더 겸손해졌고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며 달려갈 길을 달려갔습니다(딤후 4:7).

저와 여러분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선택이며 은혜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진짜 축복은 죽음 후부터 있습니다. 잘 죽는 것(well-dying)이 태어나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우린 모세처럼 자신의 영광보다 하나님 영광만을 드러내며 죽어야 합니다. 모세가 모압 땅의 느보산에서 가나안 땅을 바라보며 죽은 것처럼, 우리도 이 세상에서 이제 건너가게 될 저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며 살다가 죽어야 합니다. 여러분 모두 다 모세처럼 잘 죽어서(well-dying) 하나님께 칭찬을 받고 하나님 나라의 영광에 참여하는 거룩한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Author || 홍영기 목사 (Rev. Ph.D. Joshua Hong)

교회성장과 리더십 전문가인 홍영기 목사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꿈과 비전의 사람입니다. 이를 위해 교회 지도자의 리더십을 개발하고 건강한 교회성장을 돕고 컨설팅 하는 것이 그의 중요한 사명입니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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